IU MARIE CLAIRE KOREA - interview with IU 220224
마리끌레르 3월호 커버를 장식한 구찌와 만난 아이유
서른이 되었다. 그 사실만으로 아이유는 전과 다른 삶을 그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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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래 확실히 지금이 좋아요 아냐, 아냐 사실은 때려치고 싶어요’(‘스물셋’)라 말하던 스물셋, ‘이제 조금 알 것 같아 날’(‘팔레트’)이라던 스물다섯, ‘하이얀 우리 봄날에 climax’(‘라일락’) 속 스물아홉. 방황하고, 아파하고, 사랑하던 자신을 치열하게 기록한 20대를 지나 아이유는 서른이 되었다. “서른이 되는 순간, 오랜만에 설렘을 느꼈어요.” 이 말을 듣는 순간, 지난 시간에 대해선 장황하게 묻기 않기로 다짐했다. 그의 시선 역시 30대가 된 지금에 정확히 머물러 있었다. 뮤지션 아이유로서, 배우 이지은으로서, 그리고 사회의 일원으로서 그리는 30대의 모습에 대해 들었다.
나이에 감흥이 있는 편인가요? 올해 서른이 되었어요. 음악적으로는요. 나이에 따라 그때그때 같은 것도 느끼는 바가 다른 변화가 재미있어서 나이가 음악적으로는 좋은 소재라고 생각해요. 지난해에 낸 정규 음반 <LILAC>은 20대에 건네는 마지막 인사이자 스물아홉을 기념한 것이고, 그 전에도 ‘스물셋’, ‘팔레트’, ‘에잇’ 등 나이를 기록하는 음악이 많았어요.
서른이 되는 시점은 어땠어요? 꾸준히 자신을 관찰해온 터라 서른이 되는 순간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을 것 같아요. 집에서 연말 시상식을 보고 있었어요. 아무 생각 없이 보다가 새해 카운트다운을 하는 순간 갑자기 설렘 같은 게 피어오르는 걸 느꼈어요. 20대 후반에 약간 무력감이나 권태감이 있었거든요. 오랜만에 느끼는 설렘이었어요. 기분이 너무 좋아져서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도 생겼고요. 아직은 연초라 그런지 그 순간의 기분이 이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 기분으로 뭔가 행동에 옮긴 게 있나요? 20대 때 추상적으로 꿈꾸던 일이 있어요. 공연을 하거나 작업물을 남길 수 있는 작은 스튜디오 겸 공연 장을 여는 거예요. 작업실이 아니라 (대중에게)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여유가 되면 동료 아티스트에게 대여도 해주는 공간이요. 계속 상상만 하다가 서른이 된 기념으로 한번 해보자는 결심이 섰고, 지금은 그 생각을 구체화하는 중이에요. 재미있을 것 같아요.
‘운동을 시작하자’ 같은 소박한 목표를 예상했는데, 꽤 큰 프로젝트를 얘기해서 놀랐습니다.(웃음) 거창한 건 아니고요.(웃음) 일을 하다 보니 작업실과 별개로 공연을 하거나 동료 아티스트와 작업을 맞춰보거나 영상을 기록할 수 있는 기회가 장소 때문에 불발되는 경우가 은근히 많더라고요. 더군다나 코로나19 탓에 스튜디오나 공연장을 빌리기가 심히 어려워졌잖아요. 그래서 공간을 가지고 있으면 유용하게 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이 일을 조금 하다 말 것도 아니니까요.
서른이 된 후 처음으로 들려준 음악은 강승원 음악감독과 함께 작업한 ‘Mother Nature(H2O)’입니다. 어릴 때부터 동경하던 분이고 음악적으로 워낙 좋은 선배님이라 언젠가 감독님과 같이 작업해 보고 싶다는 마음만 갖고 있다가 이번에 함께하게 되었는데, 그게 제 30대의 첫 결과물로 나올 거란 생각은 못 했어요. 원래 지난해에 발표할 계획이었거든요. 다시 보니 여러모로 올해 첫 곡으로 나오는 것도 좋겠다 싶어요. 그간 들려준 음악들과는 다르니까, 새롭고 신선할 거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여러 의미로 특별한 작업이었을 것 같아요. 특히 아이유라는 뮤지션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성장 과정을 모두 지켜본 분과 함께했다는 점에서요. 잘하고 싶다. 그런 마음이 계속 들었어요. 감독님과 처음으로 같이 하는 작업이니까 칭찬받고 싶었는데, 제 바람만큼 칭찬을 많이 해주셔서 기뻤어요.
음악으로는 나이에 관한 이야기를 꾸준히 해온 반면, 배우로서는 오히려 나이의 경계를 두지 않고 다양한 역할을 해냈습니다. 음악을 할 때는 제가 프로듀서이기도 하고, 그때마다 드는 생각들이 음악으로 남겨놓기 좋은 소스이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연기는 제 창작물이 아니잖아요. 그러다 보니 어떤 역할이든 연기할 수 있는 배우가 되려면 제한을 두지 않을수록 좋지 않나 싶어요. 다만 서른이 되면서 조금 더 도전적인 마음을 갖게 됐어요.
음악을 만들 때처럼 연기에도 ‘지금의 나’를 온전히 투영할 수 있다면 어떤 인물이 나올 거라 생각하나요? 제안이 들어오는 인물을 보면 대게 한 가지 성향이 강하게 두드러지는 캐릭터 일 때가 많아요. 만약 저를 투영할 수 있다면 그와는 다른 인물이지 않을까요. 기본적으로는 무심한데, 다정하려 애쓰는 사람일 것 같아요. 원래 사람이 그렇잖아요. 이럴 때도 있고 저럴 때도 있는, 그런 모습을 툭툭 표현하는 인물을 만들고, 연기해 보고 싶어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속 인물들이 떠오르네요. 고레에다 감독님과 영화 <브로커>를 찍으면서 그 생각을 많이 했어요. ‘이 인물은 이런 표정을 주로 지어야 해, 이런 리액션을 해야 해’ 하는 틀 없이 자유롭게 연기했던 것 같아요. 굉장히 재미있었어요. 감독님이 확실한 하나의 길을 제시하기보다 의견을 받아들여주고, 새로운 시도도 “생각하지 못한 부분인데 그렇게 하니까 좋은데요”라고 말해주시니까 연기하면서 즐겁더라고요.
뮤지션 아이유, 배우 이지은의 지난 작품을 복기하며 즐기는 이들만큼 앞으로 나올 작품을 기대하는 이들도 많을 텐데요. 스스로는 어느 시점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전에는 확실히 미래에 더 비중을 두고 살았거든요. 언제부턴가 먼 미래를 계획하는 게 나를 더 통제하는 일이 아닌가 싶더라고요. 지금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곧 영화 <드림>촬영을 재개하거든요. 코로나19 때문에 미처 다 하지 못한 촬영을 이어가는 터라 연결 지점을 잘 찾아야 하는데, 지금은 그에 대한 고민이 제일 커요.
앞으로 10년, 30대에는 어떤 모습이길 바라나요? 놓치고 싶은 않은 희망이 있다면요? 제가 엄마의 영향으로 여러 방면으로 기부하려고 노력하는데, 요즘 드는 생각은 어린이나 노인분들을 위한 복지도 중요하지만, 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는 나이가 오히려 청년기일 때가 아닌가 싶어요. 그 시기를 조금 앞서 지나온 사람으로서 구체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엄마와 얘기를 하고 있어요. 그 방법을 찾는 것만으로도 제 30대의 성과로 충분하지 않을까 싶고, 즐거운 일이 될 것 같아요. 그리고 배우로선 대중이 기꺼이 본인의 시간을 투자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어떤 작품이 나왔다고 하면 기꺼이 시간을 내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배우면 좋겠어요. 동시에 여전히 궁금하게 만드는 뮤지션이고 싶고요. 이러나저러나 큰 꿈은 없어요. 20대 때 제가 원한 것보다 훨씬 많은 일을 했고, 많은 성과를 냈어요. 이제는 제가 활동하는 모습이 팬들에게 편해 보이면 좋겠어요.
큰 꿈은 없다고 했지만 바라는 것을 들으니 적잖이 바쁠 것 같은데요. 맞아요. 기본적으로 잘 쉬지 못하는 성격이에요. 일이 제 인생에서 가장 큰 부분이거든요. 다만 20대 때처럼 그게 절 잡아먹진 않았으면 좋겠어요.
‘언제까지 음악 하고 연기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본 적 있나요? 있죠. 지난해에 귀가 평상시 같지 않다는 걸 느끼면서 ‘만약 마음껏 소리를 내지 못하게 되면 어떡하지’ 하는 고민을 했어요. 지금은 방법을 찾아가고 있긴 한데, 언제까지나 내가 원하는 컨디션으로 일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사실에 두려움을 느꼈어요. 생각해 보면 유달리 체력이 좋은 것도 아닌 데다 남들보다 저체중인 사람인데, 그렇게 바쁘게 일했으니 몸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었겠다 싶더라고요. 나를 잘 돌봐야 오래 일할 수 있겠다, 이러나저러나 건강이 최고구나 싶어요. 30대가 되면 이런 생각을 한다더니, 저도 하게 되네요. 이건 과학인가 싶고요. 하하.
영양제를 잘 챙겨 먹어야 해요. 밥도 잘 먹고요. 그러니까요.귀찮아서 잘 안 먹어서. 마음먹고 실행해야죠.
- English
“I, yes, like it now for sure, No, frankly speaking, I want to give up” (Twenty-three) the twenty-three-year-old said. “I think I know myself a little bit now” (Palette) emphasised in 25, “Our ivory-coloured spring climax” (LILAC) in 29. IU has turned 30 after recording how she wandered, hurt and loved herself fiercely during her 20s.
“The instant I turned 30, I felt more excited than I had in a long time.” As soon as I heard those words, I decided not to dwell on and ask questions about her past any further. Her gaze, as expected, reflects one who is in her 30s. I heard her speak about her 30s as musician IU, actress Lee Jieun and as a member of society.
Would you say you are inspired by your age? You turned 30 this year.
Musically so. I think, in terms of music, age is a good subject matter that follows the way you tend to think and feel as it changes. Last year, my full-length album “LILAC” delivered the final send-off to my 20s and to commemorate me being 29 years old. Even before that, a lot of my music has reflected my age, such as “Twenty-three”, “Palette” and “Eight”.
How did you feel as you turned 30? You seem to be constantly aware of yourself, so you must clearly remember how you felt then.
I was watching a year-end ceremony at home. As I was watching absentmindedly, they started the New Year countdown and I felt a sense of excitement well up in me. In the latter half of my 20s, I felt a little weak and weary. It has been a long time since I have felt this excited. I felt so good that it suddenly gave me confidence that I am capable of anything. It could just be because it’s the beginning of the year, but I still seem to have that same feeling.
Did that feeling somewhat influence your plans?
I had this abstract idea since I was in my 20s. I want to open a small studio or concert hall where people can perform and work. Instead of a private work area, I want to create a space to showcase their work to the public. It had always just been a dream, but now that I’ve turned 30, I’ve decided to work on it and am in the process of making it a reality. I think it seems fun.
I expected to hear plans like, “I’m going to start exercising”… I was surprised to hear about this big project! (laughs)
It’s not so special (laughs) As I’m working, many opportunities to perform outside the studio, collaborate with other artists and film video content have fallen through due to (the inability to find a) location. Moreover, due to COVID-19, it has become difficult to rent out a studio space or concert hall, which is why I thought, ‘Wouldn’t it be useful if I had this space?” It isn’t as if I’m going to stop working anytime soon.
The first music you released after you turned 30 is “Mother Nature (H2O)” with music director Kang Seung-won.
I have been admiring him since I was younger and he’s such a good senior musician that I was eager to work with him someday. However, I didn’t think it would come out as the first completed project of my 30s. It was originally planned to be announced last year. Looking back, I think, in many ways, it was a good thing that this was the first song released this year. It’s different from the music you’ve heard from me so far. I think it will come across as new and fresh.
I think this must have been a meaningful and special song. Especially for IU who has been admiring that musician from the beginning until now.
I want to do well. I kept repeating that to myself. It was my first time working with this director and I wanted to be praised, so I was delighted when I was given as many praises as I had desired.
Even though you have been consistently talking about your age through music, as an actor, you have taken on diverse roles regardless of your age.
When it comes to making music, I am a producer, and it becomes a good source for me to express and leave behind thoughts I had at those moments of my life. However, acting is not a creation of my own. Therefore, in order to be an actor who can play any role, it would be best if I didn’t restrict myself. However, as I have turned 30, I feel it has become a little more challenging.
What kind of character do you think would be the result if you projected “the current me” in its entirety as an actor, just like you do when making music?
When I receive a suggestion like that, the same character with strong tendencies would usually come to mind. Don’t you think it would be a different character if I were to project myself? Basically, (the character) would feign indifference, but try hard to show affection. That’s how people are by nature. There are times here and there when I want to try creating and acting as a character with that kind of image.
This reminds me of your character in director Hirokazu Koreeda’s movie.
I’ve had those thoughts a lot while filming director Koreeda’s “Broker”. I think I acted freely without limiting myself to how “this character should make this expression, or should react this way.” It was really a lot of fun. Rather than suggesting a fixed way (of acting), the director accepted my suggestions and said, “That part hadn’t crossed my mind, but it’s good that you did that”, which is why I had fun acting it out.
There must be as many people looking forward to the future of musician IU and actress Lee Jieun as there are enjoying looking back at your past works. I’m curious as to what perspective you use to look at yourself.
In the past, I definitely lived putting more of an emphasis on my future. At some point, I realised that planning my distant future would restrict my work instead. I think the present is the most important. We will resume the filming of the movie “Dream” soon. We haven’t finished shooting because of Covid-19, but since we are continuing now, I have to find and connect to the point we left off well. That is the biggest worry I have now.
What kind of image do you hope to portray for the next 10 years, in your 30s? Are there any desires that you don’t want to miss out on?
Thanks to my mother’s influence, I do my best to donate to a variety of causes. Recently I’ve been thinking that although it is essential to support the children and the elderly, the blind spot in providing welfare is the youth. As someone who has experienced that age, I have been working with my mother on how to help people in that stage of life in a more specific way. I think just finding out a way to accomplish that would be enough for me to achieve in my 30s and it would be something fun to do. Also, in terms of being an actor, I want to be an actor that the public is willing to invest their time into. It would be good, as an actor, if they take the time to watch every project of mine as soon as it is released. Simultaneously, I’d like to be a musician who makes you as curious as ever. Anyhow, I don’t have any big dreams. When I was in my 20s I worked much harder than I wanted, and achieved a lot. Now, it would be great if my activities appear comfortable to my fans.
Even though you said you didn’t have a big dream, hearing what you want to do, it sounds like you’ll be very busy.
That’s right. Basically, I am the type of person who can’t rest well. Work is the biggest part of my life. Although it would be great if it doesn’t devour me like it did in my 20s.
Have you ever asked yourself the question, “How long will I be able to make music and act?”
I have. Last year I realized my ears won’t always be the same as they usually are and thought, “What if I won’t be able to make the sounds that I want to make?” which is a concern I had. I’m looking for methods now, but I truthfully felt afraid that I won’t always be able to perform in the condition that I am in now. When I think about it, I am not particularly in good shape and am underweight compared to others, but after working as busily as I had, I thought it was inevitable that I strained my body. I realized that in order to work for a long time, I had to take care of my health. No matter what happens, health is the most important. They said I would think like this when I turned 30 and I’m having these thoughts too. I think this must be science. Haha.
You must take your nutritional supplements well. You must eat well too.
That’s what I mean. I don’t eat well because I can’t be bothered. I’ve decided I just have to do it.
Translated by jieunspoetry for IUteamstarcandy